[신약히브리어 설교말씀] 그물 비유(마태복음 13:47-50)

안녕하세요. 오늘은 신약 히브리어 설교말씀 중에서 그물 비유라는 하나님 말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예수님은 천국을 물고기를 잡는 그물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각종 물고기를 모든 그물과 같다고 말씀합니다. 그물에 많은 물고기들이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물 가로 끌어올린 후에 좋은 물고기는 그릇에 담고 못된 물고기는 내버린다고 했습니다. 세상 끝날에 이런 일들이 일어날 것을 말씀합니다. 좋은 물고기는 구원받은 백성이요 나쁜 물고기는 구원받지 못한 자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마지막 날에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받았습니다. 좋은 물고기가 되어 천국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시간 우리는 믿음으로 구원받아야 합니다. 행위로 구원을 받으려고 하면 나쁜 물고기가 되어 버려지게 됩니다. 좋은 물고기인 성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물 비유(마 13:47-50)

 

Ⅰ. 들어가는 말

 

우리는 지금까지의 비유를 통해서 이 비유들이 일정한 논리에 따라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고 각각의 비유가 강조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또 이 비유들은 천국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면서도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도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각 비유에서 나타나는 차이점들과 공통점들은 하나같이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사역, 그리고 그가 겪으셨던 상황을 지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예수께서는 자신의 정체와 자신이 수행하셔야 할 사역 그리고 자신이 친히 경험하신 것들을 설명하기 위하여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때로는 자신을 변증하려는 모습도 보입니다. 좀더 적극적으로는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에게 확고한 방향을 제시하려는 교육적 의지도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수 자신과 그의 사역, 그리고 그가 처한 환경이 비유를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고 해서 비유 전체를 예수 당시에 일어났던 상황으로만 제한하려는 것은 잘못입니다. 예수께서 처해 있던 환경은 천국의 시발점으로서 비유와 관계를 가집니다. 그러나 비유가 담고 있는 내용은 이보다 훨씬 더 광범위합니다. 모든 비유에서 드러난 것처럼 비유는 예수의 사역(천국)이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지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Ⅱ. 본문 관찰

 

마 13:47 또 천국은 마치 바다에 치고 각종 물고기를 모는 그물과 같으니

그물 비유도 예수께서 사셨던 그 당시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다룬 비유들과 맥을 같이합니다. 그러나 그물 비유는 천국이 예수에게서 시작된다는 시점을 부각시키지 않습니다. 천국이 그물에 비유되었는데, 이 그물은 지금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바다에 던져진 것입니다. 비유의 진행은 예수 시대에만 국한되지 않고 모든 시대를 반영합니다. 하지만 이 비유의 핵심은 모든 시대에 걸쳐 그물이 바다에 던져져 각종 고기들을 모으고 있는 과정이 아니라, 이 과정이 다 지난 후에 좋은 고기와 나쁜 고기를 분리하는 마지막 장면에 있습니다. 그물 비유는 예수 후 시대, 특히 종말이 그 중심 내용이라는 말씀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그물 비유를 종말에 관한 비유, 즉 종말론적 비유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당시 사용하던 그물은 후릿그물입니다. 이 그물은 모든 물고기를 다 쓸어 모으게 됩니다. 그러고 난 후에 부정한 것과 정한 것을 구별합니다. 하나님은 레위기에서 부정한 것과 정한 물고기를 정해 주셨습니다.

겨자씨 비유와 누룩 비유에서도 종말이 약간 언급되었습니다. 천국이 더 자랄 수 없는 큰 나무가 된다거나 밀가루 전체가 발효한다는 말들이 그런 표현입니다. 알곡과 가라지 비유에는 천국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종말이 모두 언급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비유도 종말론적 비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알곡과 가라지 비유는 심판을 그렇게 시원하게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이 비유는 서론처럼 그저 개괄적으로 천국의 진행과정 전체를 알려주는 것에서 멈추었습니다. 좋은 씨가 밭(세상)에 뿌려졌는데 여기에 가라지가 덧뿌려져 추수 때까지 함께 자라다가 추수 때에 가라지가 분리됩니다.

 

예수께서는 이때 천사들이 '그의 나라에서' 모든 넘어지게 하는 것들과 불법을 행하는 자들을 골라내리라고 예언하셨습니다. 이 설명에서는 가라지가 세상에 섞여 있었는지 아니면 천국(그의 나라)에 섞여 있었는지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그 결과로 이 비유에서 가르치는 것이 최후의 심판이 세상을 배경으로 하고 일어난다는 것인지 아니면 아주 특수하게 천국 안에서도 의인과 악인의 심판이 있다는 것인지 명료하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가 이 알곡과 가라지 비유에서 심판의 모습을 세밀하게 파악하기란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물 비유는 심판에 대해 알곡과 가라지 비유보다 훨씬 더 자세한 부분을 알려줍니다. 그러나 이 그물 비유를 단순히 알곡과 가라지 비유의 보충 정도로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그물 비유에는 전혀 다른 강조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비유에서는 그물이 천국을 설명하는 역할을 합니다. 어부는 비유의 배경이 되는 무대를 마련할 뿐 그 자체가 비유의 주요 내용은 아닙니다. 물론 그물을 던진 어부를 씨를 뿌린 농부처럼 예수에 대한 비유라고 보아도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또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이 비유에서도 어부에 관심을 기울여 예수의 사역이나 그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비유의 의도는 예수의 사역을 조명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께서 천국을 어부에 비유하시지 않고 어부들이 던진 그물에 비유하셨습니다. "천국은 바닷속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들을 모으는 그물과 같다." 그런데 천국이 그물에 비유되었다고 해서 그물 자체를 분석해서 그물이 어떤 그물이고 그물의 특성은 어떻고 하는 식의 접근은 천국과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어떤 사건이나 그 사건에 대한 상황 분석, 그리고 이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을 살핌으로써 예수께서 그물 비유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신 천국의 비밀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그물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느냐를 살펴봄으로써 예수께서 말씀하고 계신 천국이 어떤 것인지를 배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천국을 바닷속에 던져진 그물과 같다고 하셨을 때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갈릴리 바다를 연상했을 것입니다. 조그만 배를 타고 이리저리 물결에 흔들리며 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해 가는 어부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예수의 제자들 가운데도 몇 명의 어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아마 이 비유를 들으며 새삼스럽게 향수에 젖어들었을지도 모릅니다.

마 13:48 그물에 가득하매 물 가로 끌어내고 앉아서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못된 것은 내버리느니라

당시 어부란 농부와 함께 가장 확실한 생업의 하나였습니다. 사시사철 먹을 것을 찾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어부가 농부보다는 오히려 더 매력 있는 직종으로 간주되기도 했습니다. 그물 비유는 당시 사람들에게 낯선 광경이 아니었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그물 비유를 말씀하시면서 그물에 물고기가 가득했다고 합니다. 이것을 물 가로 끌어내고 앉아서 물고기를 분류하게 됩니다. 물고기가 그물에 가득 찼다고 했는데 니메르아라는 단어는 말레라는 동사입니다. 충만하고 가득 채워졌다는 말입니다. 닢알 수동태 완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고기가 그물 속에 가득 채워져 들어갔다는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유형의 교회를 상징합니다. 유형의 교회는 구원받은 백성과 구원받지 못한 백성이 섞여있습니다. 현재 이 그물 안에도 부정한 물고기와 정결한 물고기가 섞여 있습니다. 어부는 이것을 분류하게 됩니다. 마지막 날에 하나님은 구원받은 백성과 구원받지 못한 백성을 구분하게 됩니다.

 

당시에 사용하던 그물은 두 종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비유에서 등장하는 그물은 우리로 말하면 투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초크 그물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초크 그물도 그냥 고정시켜놓고 물고기를 몰아서 잡는 것이 아니라 양쪽 배에 그물을 묶고 배가 이동함으로 해서 그물에 고기가 걸리게 하는 그물을 말합니다. 그래서 그물이 지나가는 곳에 있는 고기들은 종류에 관계없이 모두 그물에 들어옵니다. 고기가 잡힐 만한 곳으로 배를 몰고 돌아다니다가 그물이 가득 차면 해변으로 나와 그물을 끌어올립니다. 어부들은 해변에 둘러앉아 그물을 정리하며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은 내버립니다. 좋은 고기와 나쁜 고기의 분리는 대개 해변에서 이루어집니다. 비유에 사용된 '모으는'과 '가득해지면'이라는 말은 이 그물을 사용했을 경우에만 가능하고 투망을 사용할 때에는 나올 수 없는 표현인 것입니다.

그물이 바다에 던져졌다는 것은, 농부가 씨를 뿌렸다는 것이나 어떤 여인이 누룩을 밀가루에 넣었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예수께서 천국의 왕으로 오셔서 천국의 말씀을 전파하시며 천국의 아들들을 불러 모으시는 광경을 연상케 합니다. 이 그물 비유에서도 어김없이 예수의 출현과 사역으로 인하여 천국이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천국이 예수에게서 시작된다는 것은 어디에서나 강조되는 천국의 비밀인 것입니다. 그래서 천국은 이미 던져진 그물로 설명됩니다.

 

이 그물 비유의 독특한 점은, 다른 비유에서는 예수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이 땅에 드디어 천국이 시작되는 모습이 생생하게 부각된 데 반해 이 비유에서는 천국의 시작보다는 이 시작이 만들어낸 결과가 더 선명하게 부각된다는 것입니다. 어부가 그물을 던지는 동작은 이미 전제되어 있고 비유는 바다에 그물이 던져진 상태에서 시작됩니다.

 

다른 차이점은, 그물 비유에서는 천국이 세상 속의 한 별개 집단으로 등장하여 이 집단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의 비유에서는 한 개인이 이 세상 안에서 알곡이나 가라지로 존재하는 것으로 소개되거나, 마치 물건을 사는 사람처럼 천국을 소유하기 위해, 다시 말해 하나님의 통치 아래 들어가기 위해서 모든 것을 값으로 지불하는 개인으로 소개되었습니다. 겨자씨 비유와 누룩 비유, 또 비밀리에 자라는 씨 비유에서는 천국의 전체성이 언급되고 있지만, 이때는 그 전체 집단이 이 세상 안에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는 반면에 개인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그물 비유에서는 그렇게 확연한 것은 아니지만 {개인-집단-세상}의 관계가 등장합니다.

 

바다에 쳐진 그물처럼 천국이 세상 안에 들어왔습니다. 그물이 모든 종류의 고기를 모으듯 천국은 인종과 종족을 구별하지 않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들을 마구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이 비유는 사람들을 어떻게 모으는지 그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른 비유들에서 누누이 확인했던 것처럼, 천국 그물에 걸려든다는 것은 예수에 대한 믿음으로 누구나 천국의 사람이 된다는 것에 대한 또 하나의 비유적 표현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즉 천국이 그물에 비유되었다는 것은 그물이 물고기를 모으는 방법과 그물에 물고기가 가득하게 되는 과정도 암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천국과 예수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천국에 들어가는 방법은 예수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 즉 예수를 믿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땅에 임한 천국의 문은 예수를 믿는 사람들에게만 열린다는 것은 신약 성경 전체의 증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그물 비유를 이렇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번 드리워진 그물은 대대로 사라지지 않고 곳곳에서 그물이 가득해지기까지 예수를 믿는 사람들, 즉 천국의 자녀들을 모읍니다. 유대인의 땅에서 시작한 천국은 혈연이나 지연 또는 사회의 모든 구조를 뛰어넘습니다. 이천여 년 전에 탄생한 천국은 시간의 경계선을 뛰어넘어 오늘도 모든 종류의 사람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마 13:49 세상 끝에도 이러하리라 천사들이 와서 의인 중에서 악인을 갈라 내어

하나님은 세상 종말이 되면 의인과 악인을 갈라내게 됩니다. 구원받은 자와 구원받지 못한 자를 갈라서 구원받은 자는 천국에 구원받지 못한 자는 지옥에 떨어지게 합니다. 이 그물 비유는 하나님께서 사역의 대상을 어떤 특정한 시대와 종족에 제한하지 않으신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부정적인 면을 빠뜨려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이 세상을 거쳐가는 모든 사람들이 천국에 접촉할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예수께서 오시기 전에 하나님의 말씀과 그의 역사는 주로 이스라엘 백성으로 제한되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은 이방인이란 이름으로 평범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나갔습니다. 예수 당시에 수천만 명이 이 지구 상에 생존했으나 그를 보고 그의 설교를 듣고 그의 제자가 된 사람들, 또는 예수께서 밝혀주시는 천국의 비밀을 간직하여 천국의 백성이 되고 천국의 열매를 맺는 사람들은 극소수였습니다.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천국 민이 되지 못했습니다. 천국은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지중해 연안의 전 지역 그리고 땅 끝까지 복음과 교회에 실려 한치씩 한치씩 성장하고 있지만, 지구라는 넓은 바다에는 예수로 인해 드리워진 그 그물이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는 철없는 물고기들이 저희들끼리 무리 지어 만족해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천국 없이도, 예수를 몰라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천국과 아무 상관없이 먹고 일하고 자고 흙으로 돌아가는 수많은 사람들! 한 번쯤은 천국 가까이 여행을 했음 직도 한데도 관심도 없고 눈도 열리지 않아서 그렇게 스쳐 지나가고 있는 사람들!! 이렇게 따져보면 인류의 역사란 천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역사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일부러 천국을 피해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물에 걸려 천국! 그 아름다운 세계를 맛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유 없이 하나님을 향해서 으르렁거리다가 반응이 없자 이겼다고 생각하고 손을 툭툭 털고 가버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세상에 던져진 그물, 즉 예수로 말미암아 이 세상의 것이 된 천국은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고 동경하고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하여 비싼 값을 치르는 그러한 무엇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천국은 그 비밀을 발견한 사람에게는 보물과 같은 것이어서 기필코 얻어야 할 것이지만 아직도 더 많은 사람에게는 천국은 감추어져 있는 것입니다. 천국이라는 그물에 걸려들기까지는 아무도 그러한 것이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지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천국이 없다고 결론짓는 것입니다.

마 13:50 풀무 불에 던져 넣으리니 거기서 울며 이를 갈리라

하나님은 말씀합니다. 천국은 반드시 있습니다. 마지막 날에 구원받지 못하고 풀무 불에 던져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샬라크라는 동사인에 내던지다 집어던지다는 뜻입니다. 히필 사역 능동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구원받지 못한 악인들을 지옥의 불 못에 집어던져버리겠다는 말씀입니다. 이 세상이 전부라고 살아가는 자들은 당장 회개하고 주님께로 돌아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종말에 땅을 치면서 후회하게 됩니다. 울면서 이를 갈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울며 이를 간다고 했는데 미완료입니다. 구원받지 못한 자는 계속해서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할 것을 말씀합니다.

 

예수께서는 천국이 이미 이 세상에 그물처럼 내려져 있다는 비밀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것은 우리로 하여금 느끼지는 못해도 알고는 있으라는 의도로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까? 느낌이 신통치 않아도 확신하고 있으라는 경고입니다. 이 땅에 발붙이고 살면서 하늘나라에 접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연히 라도 그 그물에 부딪친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입니다. 처음에 천국은 마음대로 헤엄치던 고기들이 재수 없이 그물에 걸려들 듯, 천국은 사람들에게 부자연스럽고 비정상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십 일세기 남짓 지나오면서 그물을 찢어버릴 듯이 잡힌 고기들 때문에 천국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오히려 그물 바깥이 비난을 받을 정도로 상황이 뒤바뀌었습니다. 그물 안의 세계가 너무나 비대해지니까 우리 시대에는 이 안을 정리하기 위하여 '기독교 문화'나 '기독교 역사라는 말들을 만들어 내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인류 전체에 비교해 볼 때 그물 안은 여전히 생소하고 이상한 세계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원대한 계획에 의해 이 시대에 한국 땅에 보내져 복음에 접촉한 사람들입니다. 살아 계신 예수를 만나 드디어 천국이란 그물 속에 보호받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물 비유는 천국으로 모여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치 정해져 있기나 한 것처럼 그물을 가득히 채워야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즉 천국이 자라나는 것은 고기들을 통해서라는 말씀입니다. 천국의 그물이 광활한 역사에 계속적으로 쳐져 있는 동안 온갖 종류의 고기들이 모여듦으로써 천국은 점점 성장하게 됩니다. 이것은 누룩 비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누룩이 밀가루 전체를 발효시키는 것은 천국이 세상을 잠시 물들이고 마는 그런 것이 아니라, 세상을 천국으로 개조해 가는 것임을 의미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그 천국은 무한대로 성장만 계속하는 것은 아닙니다. 천국의 발전과 성장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이 그물 비유에서는 이러한 한계가 "그물이 꽉 찼다"라는 표현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그렇게 그물이 꽉 차게 되는 때! 그때 천국은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물에 가득하매 물가로 끌어내고 앉아서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은 내버린다"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예수께서 세상 끝에 있을 심판을 기억시키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천사들이 와서 의인 중에서 악인을 갈라내어 풀무불에 던져 넣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알곡 가운데 있는 가라지를 추려내는 것이며 의인 중에서 악인을 골라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물 비유와 알곡과 가라지 비유가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바로 심판의 장이 어디인가 하는 부분에서 입니다. 알곡과 가라지 비유에서는 천국이란 단어의 세밀한 성격 규명이 불가능했습니다. 처음에 예수께서는 세상에 알곡과 가라지가 섞여 있다고 하셨는데, 알곡에 별도의 이름을 붙이거나 알곡과 가라지가 혼합된 상태를 교회나 천국이라고 설명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알곡과 가라지 비유는 천국이 시작된 이후에 이 세상에 두 종류의 사람들이 섞여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비유였습니다.

 

그러나 심판 장면으로 옮겨가면서 심판이 '그(예수)의 나라에서' 천국에 부적당한 사람들을 추려내는 것으로 묘사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많은 주석 가들은 알곡과 가라지 비유가 '교회 안에서' 일어날 심판에 관한 비유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비유를 해석하면서 이렇게 분명한 선을 그어놓지는 않았습니다. 천국이나 세상을 구태여 구분하지 않고 종말에 알곡과 가라지가 섞여 있는 이 세상에 미칠 하나님의 심판으로 막연하게 해석했습니다.

 

그런데 그물 비유는 이 점에서 알곡과 가라지 비유와 크게 다릅니다. 천국은 바다에 쳐진 그물과 같이 이미 하나의 집단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그물 안의 고기와 그물 밖의 고기들이 연상됩니다. 그물에 걸린 고기들은 세상이 아니라 천국과의 관계에서 그물 밖의 고기들과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천국 그물이 각 시대를 살고 간 온갖 종류의 사람들로 북적거리자 그물은 끌어올려지고 심판에 돌입합니다. 심판은 그물 밖의 고기만이 아니라 그물 안의 고기들에게도 있습니다. 세상에 그 자태를 드러낸 천국은 좋은 고기와 나쁜 고기가 혼합되어 있었습니다. 천국 그물 안에 의인만이 아니라 악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악인들을 골라내어 내버려야 합니다. 천국이 눈에 보이는 것으로 현실화한 것이 교회라고 한다면 이 혼합 상태가 조금은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왜냐하면 천국은 절대적으로 긍정적인 개념이어서 악인이나 불법을 행하는 사람이 설자리가 없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경험하는 교회에는 옳지 않은 사람들이 아무래도 공공연하게 섞여 있음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천국이 이러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교회만이 아니라 천국 자체를 위협합니다! 이것이 그물 비유의 핵심인 것입니다.

 

Ⅲ. 결론과 적용

 

예수에 의하면 천국이라는 그물에 잡혀 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심판을 면제받거나 무사히 통과하여 행복한 상태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천국 안에 좋은 것과 나쁜 것이 함께 있습니다. 악인도 있고 의인도 있다는 것이지요. 의인에는 하나님의 축복이 약속되는 반면 악인에게는 그가 비록 천국(교회)안에 들어가 있었어도 영벌과 저주만이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이 비유에서 그물에 잡혀 있었으나 끝내 모래사장에 내동댕이쳐지는 나쁜 고기에 관하여 더 이상의 설명을 덧붙이지 않으셨습니다. 천국이 현세에서는 필연적으로 불완전한 형태로 나타난다거나, 악인을 필요악으로 요청한다거나, 나쁜 고기가 양의 가죽을 쓰고 자신을 위장했다거나, 아니면 본인들 스스로도 착각하고 있었다는 등의 사실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곁들이지 않으셨습니다. 천국과 관계된 사람들, 예를 들면 그리스도인들 중에서 누가 과연 좋은 고기며 누가 나쁜 고기인가를 판정하는 것은 이 비유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알곡과 가라지 비유에서 예수께서 오신 이후의 세상을 혼합 상태로 표시하셨듯이 현세적 천국도 혼합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이 이 비유의 핵심일 뿐입니다.

 

예수께서는 자신이 심판장이 되실 그 마지막 날 심판이 온 세상뿐만이 아니라 같은 방식으로 천국(교회)에도 임할 것이며, 그 속에 파묻혀 지내는 모든 위선자들과 악인들과 불법을 행하는 사람들을 골라낼 것이라는 비밀을 알려주시려고 이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예수의 비유는 원래 그의 제자들에게 천국의 비밀을 이해시키기 위해 주어진 것임을 감안하면, 이 그물 비유는 제자들에게 심각한 경고장으로 주어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를 무작정 따라다닌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의 제자라고 모든 것이 잘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열 두 사도 중에 가룟 유다가 있었습니다.

 

악인과 의인이 공존하는 천국은(교회는) 사람들이 그 안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영생에 들어갈 입장권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물 안의 고기들 일수록 더 심각하게 각성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구조나 조직이 영생에 들어가는 자격을 가져다주지 못합니다. 우리도 모래밭에 던져져 긴 발을 쭉 뻗고 내려 쬐는 뙤약볕에 말라비틀어질 쓸모없는 고기일 수 있습니다. 그물 밖에서는 이런 가능성을 아예 따질 수 조차 없습니다. 그물에 아직도 걸려들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이 상황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일단 천국이란 그물에 들어와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좋은 고기인지 나쁜 고기인지를 따져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에게 천국의 비밀을 들은 사람은 이미 최후의 상태란 관점에서 자신을 점검해야 합니다.

 

겉보기에는 천만 명을 헤아리는 이 나라의 천국의 자녀들! 교회를 넘나드는 이 사람들 중에 나쁜 고기로 분류되어서 모래 위에서 말라가지 않을 사람들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요? 혹시 우리도 버려지는 고기의 신세가 되지는 않을까요? 예수께서는 천국이라는 그물에 걸려있는 모든 사람들은 한 번쯤 이 질문을 던져보라는 의미에서 그물 비유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신명기 26장 설교말씀] 감사의 찬송을 부릅시다(신 26:1-11)